고들빼기김치 오랜만에 담가 봅니다.
어렸을 때 입이 짧아 친구들 도시락 반찬 중 마른 반찬 아니면 잘 먹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 고들빼기김치는 정말 좋아해서 이거 싸오는 친구 반찬 제가 다 접수한 기억이 납니다.ㅎㅎ
제가 살던 경북 지역에서는 모양새는 큰 냉이 같고 쓴맛이 강해서 "쓴냉이" 또는 "씬냉이"라고 불렀었는데 양념이 강한데도 그 나이에 이 맛을 어찌 알았을까 싶게 잘 먹었던 밑반찬입니다.
지금이 딱 제철이라고 생각해서 둘러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시장에 고들빼기가 보입니다보여.ㅎㅎ
9~10월이 제철이니까 지금이 잎도 연하고 뿌리도 너무 굵지 않아 적당하고 좋더라고요.
입에 쓰면 몸에도 좋다잖아요.
거슬리는 쓴맛은 맛있는 양념이 맛있게 해결해 줍니다.
만들어 두면 귀하고 보약 같은 밑반찬일 될 겁니다.
고들빼기 손질하고 쓴맛 나지 않게 소금물에 삭히는 법까지 자세하게 알려드립니다.
맛깔나게 고들빼기김치 담그셔서 천고마비의 계절 이 가을에 맛있게 즐겨 보세요.^^
1. 재료 준비
고들빼기김치
재료
고들빼기 3kg(3단)
천일염 3컵
물 30컵
양념
멸치육수 4컵
고춧가루 5컵(일반고춧가루3컵+고운고춧가루2컵)
까나리(=멸치) 액젓 2컵
다진 마늘 1+1/2컵
다진 생강 2큰술
조청(=물엿, 매실청) 2컵
설탕 1/3컵
통깨 1/2컵
■ 1 큰 술⇒ 15ml(어른 밥숟가락으로 듬뿍)
■ 1 작은 술⇒ 5ml(티스푼으로 듬뿍)
■ 1 컵 ⇒ 200ml (커피자판기 종이컵)
고들빼기는 뿌리나 줄기에 특유의 쓴맛이 강해서 생으로는 먹기 힘들어요.
손질해서 소금물에 적당하게 삭혀야 적당한 쓴맛을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담그려고 3단 샀는데 1단에 1kg 정도예요.
한단 사신 분은 재료와 양념 1/3로 줄여서 만드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쪽파 값이 너무 비싸서 준비 못 했는데 반단 정도 함께 넣어서 만들어도 맛있어요.
2. 고들빼기 손질하기
누렇게 변색된 겉잎은 떼어내 주고 뿌리 부분 전체적으로 슥슥 긁어 준 다음...
특히 줄기와 뿌리 경계 부분이 시커먼 흙이나 이물질이 많이 붙어 있어요. 칼로 긁거나 도려내줍니다.
도려낸 뿌리 부분은 하얀 진액이 나오는데 인삼처럼 우리 몸에 좋은 사포닌과 당뇨에 좋은 이눌린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검게 변색 되는데 상관없습니다.
굵은 뿌리는 먹기 좋게 갈라 줍니다.
물에 담가서 붙어 있는 이물질이 물에 녹아나도록 10분 정도 담가 주었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밭쳐 놓습니다.
3. 소금물에 삭히기
30컵의 물에 천일염 3컵을 넣고 잘 녹여 줍니다.
날씨가 더워서 진한 소금물에 삭혀야 변질이 되지 않아요.
고들빼기를 넣고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골고루 넣어 주세요.
소금물 밖으로 고들빼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접시나 돌을 얹어 줍니다.
3일 동안 실온에서 삭히는 과정에 쓴맛이 빠지면서 물 색깔도 거무스름하게 변해요.
삭히는 동안 혹시 소금물 밖으로 나온 것이 있는지 확인해 주는 거 중요합니다.
일부 고들빼기가 상하면서 물에도 영향을 줘서 전체적으로 못쓰게 됩니다.
굳이 3일 삭히지 않더라도 하루나 이틀 뒤에도 씹어서 적당한 쓴맛이 되면 바로 헹궈서 김치 담그면 됩니다.
4. 소금기 빼기
물에 담가서 30분이나 그 이상 담가서 씹혔을 때 심심하게 간이 될 정도로 염분기를 빼주세요.
체에 밭쳐 물기를 대충 제거했으면 물기가 거의 없도록 손으로 꾹꾹 눌러서 수분을 제거해 줍니다.
물이 많이 남아 있으면 양념 맛이 희석되고 저장성이 떨어집니다.
먹기 좋은 길이로 썰어 주고 뭉쳐 있는 이파리를 털어서 떼어내 줍니다.
5. 고들빼기 양념 만들기
양념 재료 모두 넣고 섞어서 잘 어우러지도록 30분 정도 둡니다.
고춧가루는 고운 고춧가루를 좀 섞어서 만들면 색도 곱게 나고 발림성이 좋아집니다.
고운거 없으면 일반 고춧가루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사용하시거나 양념 만들어서 불리는 시간을 넉넉하게 두는 것도 좋습니다.
고들빼기를 양념에 묻혀서 간을 봅니다. 씹었을 때 싱겁지 않고 단짠스러운 맛이 나면 양념은 다 된 겁니다.
고들빼기에 남아 있는 염분에 따라 액젓 양은 조절해 가면서 양념을 만들어야 합니다.
6. 양념에 버무리기
만들어 놓은 양념에 고들빼기를 넣고 골고루 양념을 무쳐 줍니다.
양념이 고들빼기에 착 달라붙으면서 약간 촉촉한 느낌이 되어야 합니다.
너무 뻑뻑해서 멸치육수를 더 추가하고 싶으면 액젓이나 설탕량도 조절하셔서 간을 맞춰주면 됩니다.
7. 완성
이건 만들자마자 담았는데 바로 먹으면 나물과 양념이 좀 겉도는 느낌이에요.
하루 냉장고에 넣고 드시면 찰떡같이 양념이 배서 맛있는 고들빼기김치가 됩니다.
고들빼기의 쓴맛은 입맛을 돋워주고 단짠의 김치 양념과 잘 어울리거든요.
숙성해서 신맛이 나면 고유의 맛을 해치기 때문에 최대한 발효가 되지 않도록 찹쌀 풀을 쑤지 않고 진한 멸치육수를 사용해서 담급니다.
제가 다른 반찬이나 국물요리 올릴 때 보다 유독 김치 만들어 올릴 때는 말이 많아요.ㅎㅎ
김치는 어렵게 생각하시는데 큰맘 먹고 도전하시는 이웃님들 혹시나 실패하실까 봐 염려가 많이 되거든요.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자꾸 해보면 별거 아닌데 말이죠.
제철 고들빼기 만나시면 피하지 마시고 반갑게 들고 오셔서 맛있는 김치 꼭 담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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